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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설악산

2011년 5월 14일 설악산 - 서북릉

by 가 고 파 2011. 5. 17.

금주의 원래 나의 계획은 5월 14일이 설악산이 등산이 허용되는 첫날이니,  설악산을 가는데,

당일로 백담사~마등령~공룡능선~무너미고개~천불동계곡~비선대를 넘어오는 것이었다

작년 5월25일 그렇게 해서 설악산을 시작하며, 나의 체력 테스트를 스스로 했었기 때문이다

( 만약 체력이 문제가 있다고 느끼면 즉시 마등령에서 비선대로 빠지는 탈출구도 있다 )

 

그런데,  아내가

원래 산을 좋아하고 즐기는 나의 산행 스타일이 요즈음 들어 너무 오랜 시간 걷는 것 위주로 변한다고....

그것은 '나이를 생각할 때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하고 이의를 제기하였다,

타당한 이야기여서 그러면 어떻게 할까 ? 하고 궁리를 하다가 ㅋㅋㅋ 1박2일 산행으로 ,

산에서 하루를 자게 되니  하루하루의 코스는 줄고 산에서는 많이 즐기고 여유있게~  만끽하고, 그렇게 결정되었다.

 

이번의 계획은 아래 지도에 표시된 대로

첫날, 한계령출발 - 대청봉 - 소청산장 일박 , 

다음날  소청산장- 소청봉-희운각-공룡능선-마등령-비선대 이다

 

 

 

 

5월10일 ( 음력 4월 초파일 ) 나의 생일날 아들 며느리에게서  받은 생일 선물 , 배낭을 개시 하는 날이다.

배낭의 느낌이 아주 좋다.  자식들의 마음까지 더해지니 이 아니 좋을소냐 ? 우 하하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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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울에서 한계령직행 금강고속 시외버스가  15,500원이고 2시간 20분 만에 도착한다. ( 그것도 중간 휴게소에서 10분 쉰다 )

게다가 산악회 버스보다 좌석간 공간도 조금 넓어 참 편안하였다.

참 편리한 교통이다.

 

그래서,   동서울  6시35분 출발 ~  8시 55분 도착이다.  < 너무나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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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 출발시에는  항상 이 방향을 보고 한장 찍고 시작한다. 마치 통과 의례 같다.

 

화장실도 다녀오고, 물도 보충하고  그리고 출발하는데  9시 2분이다.

오늘은 마음껏 여유로운 산행을 해 보자

 

잠시 올라서니 저 넘어로 가리봉의 모습이 보인다.

 

한계령에서 시작되는 이길을 오르면 처음부터 가파른길에 헉헉댄다.

그래서 주위를 돌아볼 생각을 못하고 그냥 오르기만 한다.

그런데 오늘은 좀 여유를 부리기로 했다.

옆의 바위가 보여 올라본다.

 

 

한계령도로위로 점봉산 쪽 암봉들이 죽~  늘어서 있다

 

올라갈 방향의 능선

 

자, 서북릉삼거리 - 1459봉 - 끝청 - 중청대피소까지  6.7 Km 이네,

거리 생각지 말고 그냥 즐기며 걷자

 

1차 가파른 길을 다 오르고 나면, 좋은 전망대가 있다.

내가 먼저 올라가서 보다가, 지나가는 학생들을 불러 서로 사진 찍어주기를 한다.

 귀떼기청봉 바로 앞의 봉우리를 배경으로...

 

그리고 귀떼기청봉 부터 끝청에 이르는 서북릉을 파노라마로 담아본다

오늘 저 능선을 계속 걸어야 한다

 

 

1307봉 근처에서 사진을 찍고는 계속 걸어 서북릉 삼거리에 도착  , 11시

 

반대편 내설악 방향이 보인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능선 산행이다.

 

 

옆으로 보이는 능선의 멋진 모습은 어떻게 다 표현 할 수가 없다.

 

한계령 방면에서는 귀떼기청봉 정상은 잘 안보이고 바로 앞의 봉우리만 보이는데 

여기서 부터는 두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보인다.

 

한계령에서부터 걸어 올라온 능선과 그 맨위 오른쪽에 내가 올라서서 사진찍은 암봉도 보인다.

 

 

오른쪽 귀떼기 청봉,  가리봉,  그리고 왼쪽의 점봉산,  가운데가 한계령이고  오른쪽으로 올라서는 우리가 올라온 능선 

( 그런데 이런 사진으로는 느낌의 전달이 안된다 , 그 장쾌하고, 가슴이 탁 터지고 눈물겹도록 행복한 느낌 ! )

 

 

능선에 피어나는 꽃 ,  얼레지가 등산로 변에 많이 피어 있었다.

 

 

끝청 도착  13시

 

 

끝청에 도착하면, 아 이제 다왔구나 하는 그런 느낌이 드는 곳이다.

 

여기서는 내설악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지만, 조금은 멀게 느껴진다.

1983년  직장 친구와 함께 야간산행을 하며 한밤에 이 서북능선길을 지났었다.

달빛에 비친 암봉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때의 그 아름다운 느낌에 매료되어 계속 이 능선의 단골고객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대청봉이 당겨져서 보인다,  사람들이 대청봉 끝에 모여 있는게 보인다.

 

중청과 대청을 살짝만 올려다 봐도 되는 높이에 있는 나는, 몸도 마음도 평화롭다.  (  소청산장이 꽉 차서 그냥 내려가시라는 말을 듣기 전까지다  )

평화롭고 즐겁다.  시간은 많고 느긋하게 설악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발걸음도 일부러 느리게 하고 이것 저것 구경도 많이 한다.

 

 

작년에 갔던 용아장성도 내려다 본다.

오른쪽 용아장성의 끝에 봉정암

 

노랑제비꽃도 자세히 들여다 보고......   ㅋㅋㅋ 아주 여유있다.

 

 

깨어나는 봉오리와 대청봉

 

 

중청대피소를 지나,  15시 20분 대청봉 도착

 

 대청봉에 많은 인파가 .. 사진을 찍으려면 한 30분 줄서야겠다. ^^ ;; 

설악의 모든 능선에는 거의 폭풍수준의 바람이 불고 있다.

 

중청대피소로 내려가다,  다행히 사진 한 장을 부탁 할 수 있었다. ( 외설악과 울산바위 속초가 배경이다 )

 

 

이곳 중청대피소가 결국 오늘의 나의 아지트가 되었다.

이곳 대청봉도 어스름한 저녁에 다시오고 저 중청을 지나 오른쪽 가운데 좀 더 아래의 소청에 가서 일몰도 보고... 좋았다.

 

그러나, 그 과정은 좀 힘이 들었다

 

소청산장으로 가면서  저 중청대피소에서 잠시 쉬는데, 안내방송이 나왔다.

"설악산의 모든 대피소는 모든 예약이 끝났으며, 선착순인 소청산장도 이미 접수가 끝났으니

예약이되지 않은 모든 등산객 여러분은 빨리 하산 하시라고 "

순간 나는 " 깜짝 놀라며 샛노랗게 되어 버렸다 "

오로지 소청산장만 믿고 여유를 부리며 왔는데......

소청산장에 전화를 해봐도 역시 11시에 끝났다는 이야기고... 뭐 밤에 자려고 아침부터 죽친단 말인가 ?  납득도 안되고.....

그러나 어쩌나

할 수 없이.. 희운각까지 내려가서 바닥에서라도 지게 해 달라고 사정해 보고

안되면 양폭산장에 가서... 그리고 안되면 헤드랜턴 켜고 하산 하는 수 밖에...

그러면서 내려간다.

 

 

저 아래 내일 계획으로 삼았던 공룡능선이 보인다. 

이제 내려가면 계획이 포기 되는 것.

이때까지 "우울모드"

 

 

외설악의 멋진 암봉들

 

용아장성..  금년에도 또 오고 싶은데, 기회가 있을려나...

 

잘있거라 대청봉 !

 

내가 서 있는 이 바위,  길에서 조금 오른쪽으로 올라온 곳

이 사진을 찍어주신 분

아이고, 고마버라 !!!!!!!!!!!!!!!!!!!!!!!!!!!!!!!!!!!!!!!!!!!!!!!!

 

그냥 내려가기 섭섭해서 시간이 늦으면 밤에 좀 걷지.. 하는 심정으로 사진 찍으러 올라 왔는데..

여기서 한 분이 사진을 찍고 계셔서 (철저히 존댓말 )  서로 찍어준 뒤에 !

 

고개를 떨구고... " 어디서 주무세요 ?  에이 ! 소청산장만 믿었는데...벌써 꽉찼답니다 !  , 내려가는 수 밖에요.. "

하고 우수에 가득찬 목소리로 말을 했더니

그분 께서 하시는 말씀이 " 어 !  우리 산악회에 자리가 하나 비어 버렸다던데요 !  "   헉 ! 그리고는 만사 OK ! 

난 다시 중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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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  중청대피소에가서 자리잡고,  즉시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고마운 산악회에 회원 가입까지 마무리 ㅋㅋㅋ 

이제 부터의 시간을 잘 활용하기 위해 , 취사장에 가서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는, 옷을 두둑히 껴입고 ( 오리털 조끼까지 )

대청으로 ~~~  소청으로 ~~~~  돌아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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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느낌이 달라진다.

 

이제는 몇 사람 없는 대청봉에 올라서 인증샷도 찍고

 

오색으로 하산 하는 길도 한번 바라보고

 

이제는 출입금지가 되어 버린 화채봉 길도 바라보고

 

저 끝의 가리봉

 

서북능선,  귀떼기청봉, 안산까지... 저녁놀에 물들어가는 석양의 광선에 부드러워지는 능선..능선들....

 

중청봉 너머 하늘 빛이...

 

시시각각으로 풍경의 느낌이 바뀐다...  아 아름다워라~~~!!

 

중청봉

 

대청봉을 돌아본다. 그리고 하늘의 달

 

그리고는 다시  중청대피소를 지나  소청으로 내려간다

 

해가 곧 질 듯 ............ 기다리며 석양의 이 따스한 느낌을 마음껏 느낀다.

(ㅋㅋㅋ 그런데 실제로는 바람이 너무 강하여 카메라가 흔들려 찍기 어려울 정도다 )

 

아 ! 이제 넘어가기 시작

 

 ! ! !

 

뒤 돌아 보니 대청봉도 붉게 물든다

 

서북릉 방향

 

 

이렇게 ................

 

나도 설악에서 잠 들었다.

 

  내가 소속된 "가톨릭남성합창단 울바우"가 부르는 , 즉 내가 부르는 노래가 배경음악이다.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