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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강원도

2011년 2월 27일 능경봉-고루포기산 - 눈의 나라(雪國)를 다녀 오다.

by 가 고 파 2011. 2. 28.

 

오늘은 설악산을  가고 싶었었는데 국립공원 입산 통제가 되어

어디를 갈까 하고 이산,  저산을 생각하다가  혹시 남은 눈을 좀 볼 수 없을까 하고 선택한 산이다.

 

대관령옛길 휴게소 - 능경봉 - 대관령전망대  -  고루포기산 - 닭목령 까지의 6~7 시간 정도의 거리

이번 산행도 아내가 쾌히 같이 가겠다고하니  즐겁다.

 

금년 아내의 목표인 설악산 용아장성을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작년에 나만 다녀 와서 미안 했었는데.....

 

 

 

서울서 부터 비가 왔지만, 대관령 정상에서야 당연히 눈이 겠지..  하며 갔는데

웬걸, 대관령 정상에서도 비가 내린다.  우의도 입어야 하고 불편하다.

 

 빗속에 출발

 

 판쵸우의는 덥고 귀찮아서 가지고 다녀도 잘 입지 않는다.

그냥 1000원짜리 비닐 우의가 편하다

비내리는 눈 밭을 걷기 시작 하니, 뭔가 좀 안 맞는 느낌. ㅋㅋ

 

 뿌연 안개 속을 걷는 모습이,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 가는 행렬 같다.

 

고도가 조금씩 높아지니,  결국 눈으로 변한다.

그래도 아직은 싸라기 눈이 조금씩 뿌리는 상태

 

 나뭇가지에 상고대가 녹다가 다시 얼어 얼음이 나무가지를 감싸고 있다.

저러면, 나무가지는 덜 추울까 ?  더 추울까 ?

 

 컨디션에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 아내,  기분이 좋다.

거북이 등산가 이다.

빠르지는 않아도 , 별로 쉬지도 않고 걸으면서 쉬는 스타일이다.

남이 걸을때 걷고, 남이 쉴때 걷고,  끝까지 잘 걷고...........

 

 나는,  앞서가서 기다리며 쉬고,  아내를 잘 쉴틈을 주지 않고..  나만 쉬는 ...  그런 부부산악회 대장 ?

 

 능경봉은 가까워서 여유있게 1시간 만에 올랐다.  11시.

 

 

 

 자 !  전망대까지  4.2 Km .  좀 먼길이다.

 

 아내가 나무 저편에서 나무에 쌓인 눈꽃을 찍는다.

 

 

 참 대단한 눈꽃이다.

오늘 산행은 혹시 볼 수 잇겠지 하며 왔는데,  너무나 대단한 눈의 천국에 왔다.

 

 

 버들골로 하산하는 표지는 있으나,  길은 눈이 덮혀 찾을 수 없다.

 

 가파르게 오르는 코스가 미끄럽고 힘들다.

 

 점점 나뭇가지에 붙은 눈의 양이 많아진다.

 

 대관령 전망대에 이르렀으나,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제 고루포기산이 얼마남지 않았다.

 

 즐거운 얼굴로, 오늘 산행에 너무나 큰만족감을 표시하는 아내의 모습에

오늘 이 산을 선택한 내가 좀 자랑스러운 느낌이다.  ㅋㅋㅋ

 

 눈의 나라에 묻혀 있는나를 아내가 잡아준다.

 

 엄청난 눈이 계속 내리고 있다.

고루포기산 정상 도착

 

궁금해서 찾아본 산 이름의 유래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과 평창군 도암면 경계에 솟아 있는 이 봉우리는 그동안 강릉시와 평창군에서 각각 다른 이름으로 고시해왔다. 그 중 고루포기산이라는 명칭은 평창군이 고시한 것으로 “명주군(명주군은 1995년 강릉시와 통합됨) 왕산면에 고루포기라는 마을이 있어 산 이름을 고루포기산이라 했다”고 유래를 밝혔다. 반면 강릉시는 “예전에 골폭이라는 마을이 있었는데, 그 뒤에 위치한 산이라 골폭산이라 불렸다 한다”고 고시했다."

 

강원도에서도  빨리 일본식 ‘コルポキ山(고루포기산)’을 골폭산으로 고치면 좋겠다.

 

 

 

 

 

엄청나게 내리는 눈으로 그냥 잠시 엉거주춤한 상태로 식사를 한다.

 

나도 컵라면을 꺼내기 위해 준비한다.

도저히 어쩔 수 없어, 판쵸우의를 꺼내 입었다.

 

앞뒤 사람들의 간격이 멀어져,  순식간에 앞사람의 발자욱이 사라진다.

정말 위험하다.

 

푸른 침엽수에도 눈이 쌓인다.

 

앞사람의 흔적이 점점 사라지는 구간이 간혹 나온다.

 

그 와중에도 썰매를 타는 아내 .

신났다. !!!

 

풍경 하나 하나가 나의 마음을 사로 잡는데,

눈이 엄청나서 카메라가 젖어서 제대로 찍기가 어렵다.

 

 

 

산죽나무(조릿대)가 거의 눈에 묻히다시피 하였다.

 

 

넓은 설원이 나타나서 내가 먼저 걸어가는 모습을 아내가 찍었다.

 

 

 

 

그래서 나는 동영상으로 한번 잡아 본다.

 

 

 

 

눈과 바람이 엄청나다.

 

 

드디어 목표지점 도착

16시 10분  (  6시간 걸렸다 )

 

 

돌아오는 길 ( 닭목령 - 강릉으로 내려오는 동안)  차창밖에 선경이 펼쳐져서 (3D 애니메이션에 나올만한 풍경 )

한 컷 찍으려 해도 도저히 안된다.

  

결국 강릉휴게소에서 사진을 찍는 것으로 만족

 

 

 

 

오후 5시에 출발한 버스가 밤 11시 30분에 서울 천호동에 도착

집에 오니 12시 이다.

 

그래도 너무나 아름다운 눈의 나라에서 지내고 와서 그런지

만족감 120%

 

너무 아름다운 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