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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설악산

2012년 1월 29일 설악산(한계령-대청봉) 겨울 서북능선에 취하다

by 가 고 파 2012. 2. 1.

 

 

( 중청에서 외설악을 바라보며 ---  앞으로도 더 많은 날에  이렇게 이곳에서 부부의 그림자를 같이 드리우며 바라 보고 싶다 )

 

 

한계령은 설악산을 오르는 나의 주요 기점이다.

작년에도 몇번이나 왔었는데,  2012년 1월에도 다시 시작되었다.

오늘은 겨울, 눈 덮인산 !   며칠 전까지만 해도 30명 이상 단체만 통과시켰는데 다행히 풀렸다.

아내와 친구와 함께 멋진 풍경을 대할 생각을 하니 가슴 부푼다

 

 

 항상 여기에 오면 저 칠형제봉을 보며 입으로는 "저산은 내게 오지마라 오지 마라하고 ~~ " 한계령을 부르게 된다.

 

 자 !  이번산행의 홍일점 ,  화이팅 !

 

 맞은편 언덕에 쌓인 눈을 보니, 앞으로의 눈이 어떠 할지 짐작이 된다.

 

조금 올라서니 칠형제봉과 한계령도로가 어우러져 보인다.

 

자 !  서북릉 3거리까지는 가파른 곳이 여러번 있으니,  그러려니... 하고   , 나 죽었소 하고  올라갑시다 !  라고 말하는 것은

내가 여기를 오를 때, 늘, 하는 말이다.

또 플레이를 했더니, 아내가 다시 레코드를 틀었다며 웃는다.

 

계단에 쌓인 눈이 적설의 정도를 알려준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것은 아주 눈이 조금 쌓인 곳이었다.

 

이곳을 지나갈 때면, 항상 들리는 전망바위

눈이 쌓여서 오늘은 안되겠다.

 

 

이쪽 남쪽은 춥지가 않다.

바람도 없고

가파른 길을 오르니.. 더워져 한꺼풀씩 옷을 줄여가며 올라간다

 

1차 고지에 올랐다,  그리고  잠깐 내려가서 나오는   전망포인트에 오른다.

귀때기청봉이 시원스레 보이기 시작하고

 

대청봉으로 향하는 서북능선상의 1474봉, 그리고 아래 온정골  ,  항상 여기에 서면 아이맥스 영화관에 온 느낌

 

 

아이맥스 영화관람객의 감탄어린 얼굴

 

귀때기청봉을 배경으로 부부사진.

오늘 하루 종일 친구가 되어 줄 귀때기청봉이다.

  

옛날 샘터자리에 가득 쌓인 눈

 

서북능선에 오르는 마지막 고비

 

귀때기청봉에서 가리봉으로 연결되는 멋진 파노라마

 

다시 다음 고지에 오르니 앞 봉우리에 가려 보이지 않던, 귀때기청봉의 정상이 얼굴을 드러낸다

 

서북능선에 도착,

삼거리에서 보이는 내설악을 또 사진에 담는다.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고, 고향에 온 느낌

 

이번에는 앞의 눈도 넣어서 다시 한번..

 

이렇게 삼거리에서 즐거운 휴식시간을 보내고

 

 

 

우리는 다시 끝청을 향해 산행을 계속한다

 

 

참 재미있다.

이 능선은 너덜 바위가 많아 걷기에 불편한 길인데..

눈이 덮여 다져져 있으니,  오히려 걷기가 좋아졌다.

 

자 !  끝청, 중청이 모습을 들어낸다

 

능선에서 우측을 보니 점봉산, 칠형제봉, 그리고 우리가 올라온 능선이 멋있게 펼쳐져 있다.

 

뒤를 돌아보며, 당겨보니 귀때기청봉이 이렇게 매끈하게 보일때도 있네.... 원래 귀때기청봉은 너덜지대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계령에서 서북릉으로 오르는 이능선이 용의 등처럼 보이는 것은 , 올해가 용의 해라서 그런가 ?

 

눈 덮인 설악산이 좋아서 발걸음마저 가벼워진 아내 !

배가 고플 것 같다.

 

그래서 우린, 컵라면을 라면 끓이는 방법을 이용해서 맛있게 먹었다. 날이 너무 차서 라면발이 꼬들거릴 것이란 생각에....

너무 날씨가 추워,  물이 잘 끓지 않는다.

 

점봉산을 바라보는 각도가 변했다.

그만큼 더 전진한 것

 

좀 더 올라가니

작년 가을 세번이나 누비고 다녔던 귀때기청봉아래  백운골이 눈에 훤하게 들어온다.

보기만 해도 즐겁다.

 

나와 울바우 합창단에서 같은 바리톤 짝꿍인 김기태형제,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스스로 스케줄링해서 다녀 올 정도의 역량이지만,

오늘의 설악산에 매우 즐거워하는 모습이다

 

전망이 툭 터진 곳에서 아내가 서북능선을 감상하고 있다

 

이렇게 아내와 같이 산에 오면, 마음속의 찌꺼기 하나 없이 온전히 산을 즐길 수 있다.

 

옷과 하늘, 눈 덮인 산 능선의 빛깔이 모두 동화되어 잘 어울린다.

 

 

 

이제 다시 끝청을 향하여 올라보자

멋진 서북능선을 배경으로 하고 말이다.

 

이쯤 오면, 끝청에 도달한 냄새가 나는 곳이라,  마음이 가벼워진다.

앞의 백설에 초점을 맞추니 하늘색이 짙게 나온다.

 

멋진 설경,  끝없는 가시거리에 감탄 !  또 감탄 !

 

대청봉이 중청 몰래, 우리에게 어서 오라고 몸짓을 한다

 

 

끝청 도착

내설악,  아름답다 !   멋있다 !

 

안내판을 보며 재미를 배가 시키고

 

기념사진도 남기고. 

 

날이 맑아서 나무에 쌓인 눈꽃은 볼 수 없다.

그러니 이 정도도 반가운 것이다.

 

눈꽃은 없어도 이렇게 멋진 능선을 걷다보면 절로 흥이 난다

 

자,  얼마나 즐겁운 표정인가 !

설악산을 만끽하며, 저 멀리 보이는 금강산까지 찾았다

 

나라고 질소냐,

그저 웃음이 나온다.

뒤에 보이는 봉우리는 중청봉.

 

이제 대청이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집사람과 나는 대청과 중청을 잇는 저 완만한 곡선을 좋아하고 카메라에 담곤 한다

오랜 세월,  우리들의 추억이 하나 하나 머리에 떠오른다.

이런 길을 같이 걸을 수 있는 것은 행운이다.

 

이젠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이 바로 아래에 있는 그런 위치가 되었다.

 

기온은 낮지만, 따스한 햇살에 눈도 조금씩 녹는다

 

중청아래를 지나는데, 눈이 많이 쌓여,  기지의 끝만 조금 보인다.

 

하하하 !  오늘 우리의 보금자리 ,  중청대피소가 바로 앞이다.

정말 멋진 풍경이다!

 

이제 펼쳐지는 외설악의 경치위에 우리 부부가 나란히 섰다.

우린 이렇게 같이 다녀야 한다

 

용아장성은 숨고 공룡능선만 남았다

그리고 천불동 계곡

 

 

중청대피소에 자리를 잡으며 휴식을 취하고 , 이젠 대청 나들이

 

이제 오늘의 정상, 대청을 향하여

 

시간의 여유가 있으니, 아주 여유롭게 구경하며 한발 두발.

중청대피소에서  머무는 것은 이런 큰 장점이 있다.

 

정상 인증샷

 

우리도 아주 오랜만의 대청봉에서의 부부 기념사진

항상 사람이 많으니, 지나치곤 했는데

오늘은 우리 세상이다.

 

화채봉 가는길,  아주 오래 전,  대청봉의 청봉대피소에서 자고 이 화채봉 능선으로 내려갔었다.

 

 

 이제 대청 나들이를 마치고 중청대피소로 돌아가자 !

꼭  동네에 놀러 나온 기분이다.

그래서 나는 배낭을 맨 체 올라 왔다 내려가기를 원한다.

 

 

이제 중청대피소로 귀가

 

 

중청대피소로 오니, 태양의 각도와  산의 빛깔이 달려졌다.

 

 

자리를 배정받고... 아직 사람들이 많이 도착하기 전이라 로얄석을 얻었다. 103, 104, 105번. 양쪽으로 계단 밑의 공간이 있어 여유가 많은 로얄석이 분명하다.

눈짐작으로 한사람의 자리는 약 60cm 너비 정도.

 

 

 

밥을 한다. 모자라는 기압은 돌 두개를 얹어 보충하고 약불로 돌솥밥을 하듯이 밥을 하니 정상에서의 밥이 이만하면 훌륭하다.

 

가져간 쇠주와 양주로 또 하나의 즐거움을 누리고..

.

.

.

 

에고,  이 또 하나의 즐거움을 누리는 시간이 길어져서,,,

 

석양을 놓쳤다.

 

나와보니 순식간에 어둠에 묻혀서 중청대피소의 불빛과

 

 

속초의 불빛만 남았다.

 

 

그렇게 대피소에 들어온 우리는 모포를 일인당, 3개씩 빌렸음에도  추워서 떨며 자야했다. (다음엔 개인용 매트를 준비해야겠다)

 

내일은,  멋진 설경을 즐기며 하산만 하면 되니 어떻게 즐겨볼까 ?  하며 좋은 기분이었는데

 

내려가며 겪은 일이지만

 

그렇게 길이 위험해져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아뭏든 아직까지는 모른다.

 

~~~~~

 

(  2012년 1월30일 중청대피소 - 설악동  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