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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30일 설악산 , 중청대피소-설악동 , 황홀한 여명

산행/설악산

by 가 고 파 2012. 2. 1.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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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이시각이면,  여기서는 모두 일어나서 부산스러워야 하는데,   조용하다.      춥다.

대피소 안에서도 이렇게 추울수가 있구나.

그러니, 잠을 설치다  새벽에 모두 깜빡 잠이 드는가 보다. 

 

7시 30분이 일출이라고 한다.

그래도 조금 일찍 나가 봐야지 하고 나갔더니

 

아, 벌써 시작되었구나

 

대청봉 너머로 붉어지는 하늘

 

서둘러 나와서 대청봉을 바라보고

 

우리는 중청,소청 사이의 전망 포인트로 가서 일출을 보려고 한다

 

 

 

우리가 좀 늦었구나 !   소청에 햇살이 비치기 시작한다

 

 

공룡능선 끝 나한봉에도, 황철봉에도 햇살이 드리워졌다.

 

 

아 !  그런데 !  ,  이런  !

중청으로 가는 길이 밤새 사라지다시피 되었다.

우리가 처음 내려가는 것이다.

아내와 함께는 부담스러운데.......

뭐, 그래도 너무나 뻔한 길이니까.   하고 진행한다

 

팻말도 반이상 묻혀있고,   길은 흔적으로 알 수는 있다

 

 

진행방향의 오른쪽 계곡으로 바로 떨어지는 길이 몹시 가파르고 눈으로 덮혀져 있어 미끄러 지면 저 아래 계곡까지..아찔하다

그러나 아직은 길의 흔적 하나를 보고,  앞에서 러셀을 하며 걷는다.

 

 

햇빛은 좀 더 넓게 비춰지고

여기는 약간 길의 흔적이 확실해서 다시 안심을 한다

 

 한걸음 걸을 때마다,  햇빛 비치는 범위가 넓어진다.

빛을 받아 빛나는 설악의 봉우리들이 아름답다.

다른때와 달리 흰분으로 단장을 하고서 햇빛을 받으니 더 예쁘구나 !  새색시 같이

 

길은 여기까지 확실해서 좋았는데, 잠시후에 겪은 일이지만,  저 앞 길 끝부분에서 아주 위험한 상황이 되었다

 

대청봉을 뒤로하고 조심 조심 우리 일행이 따라오고 있다

 

 

바로 여기, 

이 사진을 찍고 난 후

 경사는 몹시 심해졌는데..

위에서 무너져 내려온 눈으로 길이 완전히 막혔다.

한 4-5m 앞을 보니 길은 있는데....  발로 눈을 툭툭 차 보니,  좀 굳어져 있어 간단히 밀고 갈수가 없다.

돌아갈까 ?  돌아가는 길도 몸을 돌리기가 조심스러운데...,  어떻게 하지 ? 

위험하다고 표시를 내면, 뒤에서는 더욱 무서울텐데..

 

스틱을 최대한 힘주어 박아서 의지를 하고,  발로 눈을 세게 눌러 밟아서  길을 만들어 보니  가능 한것 같다.

한 걸음,   한 걸음..

 

휴  !  정말 위험했다.  미끄러지면 그대로 저 아래 골짜기로 바로 떨어지는데...

 

지나오는 동안,  사진찍을 생각을 꿈에도 못했다.

일행이 무사히 와 주기만을 바랄 뿐, 

그래도 확실히 안전한 발자국을 내 놨으니 잘 오겠지

 

 

위험 구간을 지나와서 마음의 여유를 찾고 뒤를 돌아보니 해가 대청봉에 걸려서 올라 오고 있다.

 

 

떠오르는 해를 등지고 설산을 걷는 멋진 모습들

 

나는 마음 속으로 노래를 한다

 

보라 설악에 떠오르는 태양

 

누구의 앞길에서 훤히 비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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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소리 점점 커져, 맥박이 힘차게 뛴다.

이 땅에 순결하게 얽힌 겨레여 ~~

 

 

소청으로 내려가는 길..

명암의 경계선이 아주 아름답다

 

그렇게 위험스럽게 미끄러워 보이던 설 사면이

안전한 곳에서 바라보니, 비단결보다 더한 아름다움이다.

 

우리 뒤 따라 오시던 분들이 우리가 안전한 곳에서 사진 찍는 동안 , 저 앞으로 가시네

 

외설악은  분단장을 마쳤고

내설악은 아직 잠들어 있다

 

태양은 좀 더 높이 올라오고..

 

소청으로 향하는 길의  눈 과 빛이 그려낸 아름다운 곡선은 그 어떤 화가도 흉내내지 못한다.

 

아 !  멋있다

 

이 곳에

 

이 황홀한 시간에

 

우리가 있다.

 

좋은데 !

남녀노소에게 다 참말로 좋은데 !

뭐라 말로 표현 할 길이 없네 !

 

이, 진행방향에서 오른쪽 위의 바위에 올라서서 감상을 해야 하는데

눈 때문에 위험해서 엄두를 내지 못한다

 

소청에 도착하니,  눈에 묻히지 않은 나무들이 힘겹게 눈 뭉치를 안고 서 있다.

 

팻말 위에서 우린 놀고 있다.

 

 

멋진 내설악의 풍경을 배경으로..

 

용아장성만, 빛을 보지 못하고 잠을 자는구나

용아장성 !  너 춥겠다.    늦게 해를 맞고 일찍 해 지고.

금년중 한번 만나자 !

 

이제 희운각으로 하산하는 길

눈이 많은 가파른길..

 

몹시 가파른 눈길... 그저 조심 하는 수 밖에

 

이제는 공룡능선의 멋진 자태가  ,  구석 구석 다 보인다.

 

오늘 오전에 우리와 만날 천불동계곡.. 내 곧 가마,  잠시 기다리게

 

눈 쌓인 설산을 하산하며 몹시 즐겁다.

누군가 썰매로 내려간 흔적이 있지만,  우리는 제동에 자신이 없어 타질 못한다.  꾹 꾹 눌러 참는다.

 

눈에 묻혀 기둥 끝만 보인다.

 

하산함에 따라 조금씩 옆에서 보게 되는 공룡능선

 

이 눈길을 미끄러져 내려 가고 싶은 마음,  참기가 힘들다.

그래도 자중해야지 !

 

조금씩 다가오는 공룡의 등줄기

 

드디어 안전한 곳을 만나,  미끄럼을 탄다

 

이렇게 재미있는데

 

참느라고 애썼다

 

 

동영상으로도 보자

 

 

 

매끌매끌한 천으로 된 바지를 입은 우리 친구

히프스키도 수준급이다.

학생들이 선생님의 이 모습을 좀 봐야 하는데....

 

눈이 많이 왔어도 이 전망 좋은 자리는 길이 나 있다.

 

멋진 경치를 만끽하는 나

 

 

공룡아,  기다려라,  어차피 금년에도 한번 만날테니..

금년엔 희운각에서 자고,  천천히 공룡을 만끽 하려고 한다

 

대청,중청,소청으로 돌아 내려오는 능선

저 위,  중청 끝의 하얀 부분,  지금 다시 생각하면 할 수록 아찔하다

 

계속 되는 가파른 눈 길

다리에 힘이 두배로 들어간다

 

조금만, 경사가 늘어지면, 여지 없이 미끄럼을 탄다.

 

점잖으신 선생님은 더하다 ㅎㅎㅎ

 

 

저 아래, 희운각의 지붕이 눈을 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젠 천화대와 신선대를 올려다 보게 되었다.

 

희운각에 도착하여,  휴식을 취한다

 

무너미 고개 전망대에 올라  ,  대청 중청 소청에게 다음에 만나자고 하직 인사를 하고

 

수십년전부터 같은 모습으로 나를 반겨주는 천화대에게 안부를 전하고

 

이제 천불동은 어떤 모습으로 나를 기다리나... 궁금해진다.

 

공룡능선 출입금지

 

틈만 나면, 미끄럼을 즐기는 선생님

 

결국 나는 참지 못하고 한 100m를 죽~ 내려가는 고속 미끄럼에 도전하였다.

 

아이고 기분 좋아라 !  이 맛이다.

 

 

쌓인 눈,  대단하다

 

망경대를 올려다 보고

 

천불(千佛)도 눈으로 단장을 하고 계시누나

 

계곡 옆에 붙어 있는 철 계단은 아슬 아슬하게 눈이 치워져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의 노력이 느껴진다.

이런곳은 상태가 아주 좋은 곳이다.

 

 

이제 양폭산장이 가까와 져서 천당폭포 옆 계단이다.

저 앞에 가는 나와 친구를 포함해서 눈이 덮여 신비스런 느낌을 주는 계곡을 아내가 뒤에서 카메라에 잡는다.

 

얼어있는 천당폭포와 옆 계단으로 내려오는 나의 일행

 

 

 우리 젊었을적에 카메라 하나 들고 다닐 때 이곳에서 내가 먼저내려가서 손을 흔들면 아내가 사진을 찍었었는데..

 

이렇게 말이다.

 

눈 덮힌 천불동계곡,  아주 깊이 있게 느껴진다.

앞에는 눈이 무너져 난간보다 눈이 높다.

 

 

미끄러지면 위험하지만,  이런 곳은 위험을 느낄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재미있다...   힘은 좀 들지만

 

 

바위위에 겹겹이 쌓여 아름다운 무늬가 만들어져 있다

 

 

이렇게 황홀한 계곡을 지나며 어찌 행복하지 않으리

 

마음껏 행복해 하소서

 

바로 이곳 !

저아래 계단이 묻혀

눈 위의 러셀 흔적을 따라 가는데..

 

경치는 멋있지만

미끄러 지면 저 아래로 떨어진다.

 

이 자리는 난간조차 완전히 묻혀 미끄러지면, 걸릴 곳도 없다.

그냥, 저 아래 계곡으로

아슬 아슬 하다

 

그래도 이번엔 뒤를 돌아보며 사진 찍을 여유라도 있었다.

 

아뭏든,  우린 너무 즐겁다.

 

사진을 찍으려 하니, 아내는 위험하다는 표시를 하려고 손으로 짚는 제스추어까지 한다

귀여버라 !

ㅎㅎ  내 눈에만 그런가 ?

 

그래도 양지바른 곳에는 눈이 녹아 빙폭이 되어 얼어 붙어 있다.

 

 이렇듯 눈 덮힌 골짜기를 만끽하며 하산을 하니..

 

어느새 비선대가 가까와진듯..

금강굴이 있는 미륵봉(장군봉), 형제봉, 선녀봉이 같이 보이는구나

 

 비선대 다리에 도착하면 항상 하는 것,  천불동아,  잘있거라, 다시보자

그리고 오늘 자세히 보며 생각하니,  저 가운데 끝에 있는 봉우리 ,  중청봉이 맞는것 같다

 

 고등학교 2학년때,  수학여행와서 이 세 봉우리에 매료되어,  산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아직 난 그대로 산을 사랑하는구나.

 

 비선대에는 눈이 가득 덮혀있고

 

 그 눈위에 보이는 발자국.... 사람 발자국은 아닌데..

어떤 짐승의 발자국일까 궁금하다

 

비선대 매점에서 차를 한잔 하며 물어 보아도, 아무도 정답을 모른다.

새끼 멧돼지가 아닐까?  하는 추축만..

 

 비선대의 얼음이 녹기 시작했다.

 

 

 

 

 마등령 ,  저항령,  황철봉으로 이어지는 북릉에도 눈은 가득하고..  잘있거라 인사를 하며 설악동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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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설악동 1시도착 !   좋구나 좋아 !  게다가 월요일이니 한산해서 더 좋네

 

버스를 타고,  대포항으로,  회 한접시와 크~~~  빠질수 없는 술한잔,  만족스런 산행에 축배를 들고

 

버스를 타고 시외버스 터미널로~~~,  그랬더니 룰루랄라 !  우등고속버스가 기다리고 있구나  !  아이고  좋구나 좋아

 

넓직한 우등 고속 버스를 타고 서울로 출발 ~~~

 

 

 

 

결국 난,  울산바위의 배웅까지 받고서야 잠이 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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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시간 20분 만에 서울 동서울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이 아니 좋을소냐 !

 

 

그런데,   걱정이 생겼다.

이렇게 천하절경 설악산을 보고,  남은 겨울은 어떻게 하나 ?

다른 산들은 시시해서 어떻게 하지 ?

 

이렇게 배부른 소리를 하며, 배를 두르려가며 집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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