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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설악산

2013년 7월 6일 설악산 모란능선-12선녀탕

by 가 고 파 2013. 7. 7.

        <  모란능선에서 안산을 향해 한발 한발 다가선다 , 저 뒤로 보이는 능선은 6월1일 걸었던 가리봉 능선이다 >  사진 클릭 => 확대 보기

                                                                                                         < 15시 20분 >

 

                                                                                                         < 15시 55분 >

 

                                                                                                         < 16시 6분 >

 

 

이번주에도 또 설악산이다.   난 설악산,  아내는 둘레길 ,   다행이다.  아내가 제 컨디션 회복을 위해서 꾸준히 걷기를 시작해서..

마음속으로는 그 걷기에 동참는 것이 더 맞다고 하면서도 ,  좀 더 많이 보기를 원하는 이내마음에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나선다.

아내가 나에게 해 주는 말 "따로 또 같이"  "괜찮아요"  나의 든든한 후원자 ,  나의 아내이다.

그래도 아내와 함께 설악을 즐기려고 7월20일 토요일 설악 소청대피소 예약에 성공했다. ㅎㅎㅎ

 

 

오늘은 모란능선으로 오른다.

아래 지도에서 보듯 모란능선은 설악산 태극종주의 시작점이다.

무박으로 새벽에 출발해서 설악동까지 달리듯 가는 종주팀이 있다.

 

우리는 그렇게까지 하려는 마음은 없고  안산까지 가서 상황을 보아 적정 코스로 하산 할 예정이다.

 

 

 

역시, 오늘도 설악산을 북한산 오르듯,  10시 10분에 산행을 시작한다.

설악산 태극종주를 시작하는 장소치고는  동네 뒷산 산행 시작점처럼 소박하기 이를데없다.

여기서 날씨가 따근한 것이 오늘 몹시 더울 것 같다.

 

 

산속으로 들어가니 바로 무성한 숲이 우릴 반긴다.

그러나 숲이 우거져서 바람이 없어 몹시도 덥다.  10분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덥다.

 

바로 가파른 능선이 시작되며  앞으로의 힘든코스를 잘 해보라는듯 곧은 나무들이 우릴 격려한다.

 

산행 초반의 심한 가파름이 더운 여름철 산행임을 실감하게 한다.

그런데,  오늘 참가하신 분들..  숨소리 하나 변하지 않는다.  

 

 

45분 정도 올라온 10시 54분

잠시 휴식을 취한다.

그런데  난 오늘 여기서부터 아주 힘든 , 최근 몇년의 산행중 가장 힘든 상태가 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판단해보니

이 자리에서  먹은 "오이, 파프리카" 세쪽이 일차적인 원인이 되었다.

잘 씹지 않고 약간 급하게 먹은 듯한 느낌이 확실히 있었다.   그러나 그 때는 몰랐다. 

 

"급체" 기운이다.

한발 두발 진행해 나가는데..  속이 메슥거리기 시작하고  그러다보니  그것을 참고 오르는 상황에서 힘이 두배로 드는 것이다. 

이때부터 2시간 정도 몇번이나,  나 때문에 전체의 피해가 갈까봐 혼자 거꾸로 돌아 내려가려고 까지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 보니, 카메라로 사직 찍고 따라 붙는게 안될 것 같아 사진도 많이 찍지를 못하였다.  ..  계속 숲속이라 찍을 포인트도 많진 않았지만..

 

깊은 숲속에 빛이 한줄기 들어와서 갈길을 밝혀주니 다시금 힘이 좀 난다.

 

오죽 힘들면,  수건을 가슴에 매달기까지 했겠는가..

 

다른 때 같으면 저렇게 앞에 타고 오르는 벽이 있으면 좋아하는데, 오늘은 정말 힘들다.

 

 

처음으로 조망이 터지는 곳이 나왔는데 사진 찍을 생각이 안날 정도이다.

대장님이 그나마 사진을 많이 찍어 주셨다.

 

 

그리고 다시 오르는 길.

다른 때 같으면 여기서  카메라를 한번 꺼내 들 장소인데도..  이젠 후미 대장님 앞으로 쳐져서 걷기에 바쁘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지만,  정말 힘들었다.

 

 

사람의 엉덩이와 다리를 그대로 조각해 놓은듯한 나무가 나타났다.

기가 막히다.

 

어느분이 나무위로 좀 더 올라가니 가슴도 있다고 해서 조금 멀리가서 찍어보니 정말 그렇다.

참으로 자연의 조화란...

 

그런데, 이렇게 긴코스를 갈 땐, 자연의 조화가 내몸에 이롭게 작용해 주면 좋겠건만,  나는 점점 더 상태가 좋아지지 않는다.

이젠 긴가 민가 하던, 2개월 전 새로산 배낭의 문제점이 2차적으로  나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어깨에 닿는 부분이 너무나 어깨를 짓누르는 것이다.

그 통증은 너무나 심해 머리까지 통증이 올라 올 정도이다.

오늘 같은 날은 전에 쓰던 COOD 배낭메고 올걸..  후회가 된다.

 

2개월전에 생일선물로 받은 배낭인데,  잘 골라서  요소요소 다 검토해서 참 마음에 드는 것을 샀는데..

실제로 메고 다녀보니 어느 순간 부터 어깨끈이 어깨를  좀 파고드는한 느낌을  주는 것이었다.

 좀 익숙해 지면 되겠지..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나의 체형과 안맞는 것 같다.

오늘 결정적으로 날 힘들게 하는구나.

뭔가 좀 조정을 해야겠다.

 

난, 힘들어 정신이 없을 정도이지만,  깊은 숲길을 지나는 느낌은 너무나 신선해서 결국 카메라를 꺼내든다. ㅎㅎㅎ

 

 

 

그나마 식사를 하게 되어 충분히 쉴 여유를 갖게 되었다.

마치 구세주를 만난듯 하다.   다행이 속이 정리가 되어 점심식사로 가져온 쑥떡을 먹을 수 있었다.

그래도 한번 힘들고 나니 아직 체력이 정상화 되지 않아 계속 나를 힘들게 했지만, 

마음속으로 생각하던  중도 포기는 잊을 수 있게 되었다.

 

다시 숲을 걸어 처음으로 능선에 오르게 되었다.

14:22   왼쪽으로  미시령쪽 방향의 도로가 보인다. 

 

능선으로 올라서니 시원한 바람이 힘을 북돋아 준다.

 

 

바위틈의 이쁜 꽃도 나를 위로해준다.  힘내세요 !

에고..  우리 손녀 딸들 같구나.  ㅎㅎㅎ

 

 

이렇듯 탁 터진 능선길을 걸을 때면

뒤를 보아도 즐겁고

 

 

앞을 보아도 즐겁다.

 

 

14시 27분  이제 제대로 일차 목표인 안산이 제대로 보이는데..   가리봉은 배경으로 뒤를 받쳐주고..

 

 

저곳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아직도 먼데..  이제 다시 내려가는구나.

 

 

힘들어 죽겠는데 .. 어깨는 조여오고..   고개를 들어보니 앞에서 대장님이 카메라를 들고 계신다.

그 와중에도 웃으려 애쓴다. ㅋㅋㅋ

 

 

난코스에서는 오늘따라 두배로 신경을 쓰고 조심 조심  움직인다.

 

 

잠시 쉬는 것은 너무나 좋은데,  아직도 너무나 많이 남은 코스가 조금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한다.

그나마 해가 긴 것과 오늘이 토요일인것이 위로가 된다.

 

 

다시 능선의 바위를 오르고..   힘은 들어도 올라섰을 때의 펼쳐지는 조망에 기대가 된다.

 

 

나도 오른다.

 

 

제법 힘을 쓰게 만드는 코스이다.

 

 

그리고 이렇듯 진흙으로 되어 죽죽 미끄러지는 곳은 더 힘들다.

오늘은 능선이면서도 이런 길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이제 3시 19분

5시간 만에  지나온 능선을 바로 볼 수 있는 자리가 나왔다.   휴~~~   힘든 코스이다.

 

 

조망터로 오르고

 

 

건각들 모두가 즐거워 한다

엥 ? 그러면 나도 건각 ?  아니다.. 취소다.

여기 끼인 것만도 영광이다.

 

대단한 체력으로 항상 플러스 알파의 코스를 안내하시는 대장님

 

 

이제 15시 20분에  일차 목표는 아직도 멀다.

저 멀리서 지난 6월1일 죽~  힘들게 올랐던 가리봉능선의  주걱봉, 삼형제봉이 반갑다고 손짓을 한다

 

 

다시 능선 숲길로 오르락 내리락하며 걸어서

 

 

조망이 터진곳에 오르니

15시 55분,  목표 안산이 조금더 가까워졌다.

 

 

다시 10분을 걸으니 또 가까워 지고

 

 

 

이제 16시가 넘었다.

안산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지만  판단을 해야 할 시점이다.

다른 계절 같았으면 진작에 코스를 정리했어야 했다.  

 

여러사람이 잠시 의견을 나눈 끝에  안산은 포기하고 12선녀탕으로 하산하기로 결정을 했다.

 

솔직히 , 난 오른쪽 성골로 내려가길 많이 바랬지만,  결정은 12선녀탕이다.

그렇다면,  난,  다음기회에 또 오면 될 일,   가볍게 마음을 정리한다.

 

에효 ~~   12선녀탕아 !    , 내가  다른코스를 더 선호한다고  너무  섭섭해 하진 말아라.

나에게는 1980년대의 너의 신선한 모습이 하도 강하게 남아 있어 잘 정비된  요즈음의 네 모습은 조금 안스럽게 느껴지는구나.

 

 

16시 20분  하산이다. 

그리고 물도 다 떨어졌다.    2.5리터를 다 마신것이다.

 

나만 그런것이 아니고 6시간동안 더운 능선을 걸으니 모두가 다 물이 부족해 진것 같다.

 

 

16시 50분  12선녀탕 상류에서 물을 만났다.

너무나 맛있게 물을 마신다.

 

시원스런 물소리와 함께 하산을 하고

 

아쉽게도 멀리서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는 폭포도 지난다.

솔직이  사람이 거의 없으니 살짝 아래로 내려가고 싶은 마음 가득하지만..   사실 너무 늦었다.

 

 

그리고  폭

 

복숭아탕도 지나고

 

 

12선녀탕... 역시 멋진 계곡이다.

그런데 천불동계곡처럼  ,  한발자욱 떨어진 계곡이 되었다.

하긴,  이런 시설이 없으면,  위험해서 통제해야 한다.

 

 

시원스레 쏟아지는 물줄기를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보고

 

 

18시 50분

남교리 바로전에서 , 대단히 죄송하지만,   살짝 땀을 식힌다.

우리 밖에는 아무도 없다. ㅎㅎㅎ

 

그렇게  오늘의 힘든 산행을 마쳤다.

 

17.1Km,  8시간 52분

마지막에 남교리 근처에 이를때까지 선두와 후미의 간격이 100m도 되지 않는  멋진 분들과의 힘든 산행 ! 두고 두고 머리속에 남을 것 같다. 

 

앞으로는 꼭꼭 잘 씹어서 잘 삼키고,  배낭 어깨끈 좀 손봐야겠다. 조금 사용하면 괜찮으려니 했는데 정말 문제가 있다.

 

설악산아..   7월20일에 우리 다시 만나자, 그때는 아내와 함께 신선놀음을 할 것이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