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둥산 정상을 바라보며 )
아내에게 가고싶은 산을 정하라고 하였더니, 주저 없이 민둥산이었다.
하긴, 전부터 혼자 갈 기회가 있었어도 부부동반으로 가려고 미루어둔 곳이다.
마침 늘푸른산악회에서 민둥산엘 가니 잘 되었다.
코스는 삼내약수에서 민둥산 정상을 거쳐 증산초교까지이다.
처음 안내문에는 증산초교에서 오르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실제 산행시에 반대 방향이기에 그저 "그렇구나" 하고 생각 하였었는데
이것이 얼마나 잘된 결정인가는 산행하는 동안 계속 고개를 끄덕일 정도였다.
억새는 역광으로 보고 또 촬영을 해야 제 맛이 나는데, 빛의 방향이 딱 맞았던 것이다.
정말, 다행이었다. 거꾸로 갔더라면 상당히 안타까웠을 것이다.
10시 10분 산행 개시
늦은 가을로 접어드는 산으로 들어간다.
산입구에 노랗게 물들어가는 나무들이 도열해서 우릴 반겨주고 있으니 느낌이 새롭다.
붉은 단풍이 잘 안보이는 곳에 , 한그루의 붉은 나무가 서있다.
어제 비가 왔다고 하는데, 정말 눈길보다 미끄러운 진흙길이다.
조금 걷고 나면, 등산화가 무거워진다.
그런데, 건조한 날 오면, 엄청난 먼지에 고생한다고 하니, 차라리 이게 낫다.
조금씩 제법 가파른 길을 오르고..
저 뒤를 보니 운해가 기가 막히다. 그런데 무성한 나무가지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나중에 못 보게 될까봐 , 이 상태라도 찍어둔다.
조금씩 더 고도를 올려가며, 뒤의 운해는 점점 모습을 드러낸다.
계속 운해를 가리는 나무가 안타깝다.
나무 사이로 당겨본다.
위치가 제대로 맞는 곳에서 볼 수 있다면, 정말 만나기 힘든 그런 풍경인데...
이제 1시간 정도 올라왔으니 마지막 막바지이네.. 오름이 짧으니 이제 즐길 일만 남았다. ㅎㅎㅎ
결국 능선에 도착하고서도 만족스런 조망으로 운해를 보진 못하였다.
그래도 앞의 절반만 붉은산도 재미있고, 운해도 멋있구나.
그리고는 바로 옆에 차가 다니는 임도가 있는 등산로를 걷는다.
울창한 나무숲에 나의 마음도 확 열리는 것 같다.
주위에 아무도 없다면, 저 숲에 들어가 노래라도 한 곡 시원하게 부르고 싶다.
멋진 숲
억새능선으로 오르기 전, 붉게 물든 나무 한그루가 보인다.
좌우로 억새가 조금씩 반기기 시작한다.
억새천국의 입구로 들어가는 듯
계단을 다 올라오니, 저 앞에 민둥산 정상이 보이고 억새의 나라가 펼쳐져 있다
아 ! 이래서 민둥산이 유명하구나
컨디션이 좋은 아내의 얼굴이 밝다.
오늘 억새를 제대로 즐기는 구나
빛을 받는 방향에서 뒤를 보고 촬영을 하니, 억새는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다.
억새산행에서의 오늘의 탁월한 코스 선택이 빛을 발하는 구나.
억새에 묻혀서
멋진 사진을 찍으려 한다.
억새에 빛이 반사되어, 마치 융단을 깔아 놓은듯 하다.
억새와 빛의 조화에 온통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아내도 마음껏 좋아하는 그런 느낌이 내게 전달되어진다.
셔터를 누르면 바로 작품이 되는 듯 하다.
.
뭔가 향기가 나는 듯한 그런 풍경이다
정상석 앞에는 엄청난 인파로 인해 사진을 찍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뒤에서 사진을 찍고는 집에 와서 , 뽀샵으로 정상글씨를 떼어다 넣었다. ㅎㅎㅎ
글씨를 떼어다 붙인 것이
좀 표시가 나도 , 차라리 그게 낫다.
표시가 안나게 하면, 보시는 분들이 혼란스러울테니...
우리는 이 상황을 가정하고 정상표지판 앞에 있는듯한 표정을 하였다.
이제 반대편으로 내려가는길
아! 사람의 열과 억새의 융단이 어울려 장관을 이루는구나.
빛과 억새가 연출하는 장관
저렇게 끝없이 정상으로 가서는, 구름을 타고 날아가려나 ?
저 가운데 머리만 붉은 봉우리가 참 재미있다.
우리나라의 풍경은 너무 예쁘다.
무룡리 방향
하산할 방향인 "증산" 이다.
하산길이 가파르다.
산행을 기분 좋게 잘 마무리 하고~
산에서 보다 더 이쁜 단풍을 즐긴다.
산행을 계속하며, 조금 더 조금 더 어려운 산행을 찾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오늘은 그 틀을 깨고, 다시 산행의 즐거움과 여유로움을 누리는 날이 되었다.
모처럼의 억새 산행
민둥산은 아름다운 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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